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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와 치핵의 차이점 비교

by jolichi 2025. 7. 15.

항문질환으로 힘들어 하는 사진

 

얼마 전까지 저는 단순히 '치질'이라는 단어로 모든 항문 질환을 통칭했습니다. 하지만 병원을 다녀오고, 진단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치핵과 치루는 전혀 다른 질환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처럼 이 둘을 혼동하곤 합니다. 저의 진단은 '내치핵'이었지만, 대기실에서 만난 다른 환자분은 '치루'로 수술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치핵과 치루의 차이점과 원인, 증상, 그리고 치료법까지 정리해보려 합니다.

치핵과 치루, 발생 원인의 근본적인 차이

우선 치핵은 흔히 말하는 '치질'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항문 안쪽의 정맥이 확장되어 혈관 덩어리(혈관쿠션)가 튀어나오거나 부풀어 생기는 질환으로, 배변 시 무리한 힘주기, 장시간 앉아있는 습관, 변비, 임신 등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즉, 치핵은 혈류 정체와 압력 증가로 생기는 일종의 정맥류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치루는 항문 안쪽에 있는 항문샘에 세균이 침투하여 염증이 생기고, 고름집(농양)으로 진행된 후 피부 밖으로 통로를 만들어 외부로 고름이 배출되는 상태입니다. 이 통로가 바로 '루'입니다. 치루는 주로 세균 감염이 원인이고, 완전히 다른 경로로 발생합니다. 특히 치루는 대부분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항문관 구조의 해부학적 차이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핵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이나 완화가 가능한 반면, 치루는 염증성 질환으로 예방이 어렵고, 한번 생기면 자연치유가 되지 않아 대부분 수술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원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관리 방식도 확연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다른 증상들

저도 처음에는 단순한 항문 불편감과 피로감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실제로 진단받고 보니 ‘증상의 미묘한 차이’가 확연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치핵의 대표 증상은 배변 시 출혈, 항문 돌출감, 가려움증, 무거운 느낌입니다. 특히 내치핵의 경우 출혈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며, 통증은 거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외치핵은 멍울이 만져지고, 급성일 경우 통증이 동반됩니다. 반면 치루의 증상은 항문 주변이 지속적으로 붓거나 통증이 있으며, 고름이 나오고 항문 옆 피부에 작은 구멍이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환부가 붓고 열감이 있으며, 고름이 터지면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계속 나옵니다. 초기에 항문농양으로 시작되며, 저도 진료 대기 중 만난 환자분은 “앉아있기도 힘들고, 자꾸 진물 나오는 것 같아서 속옷을 자주 갈아입는다”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즉, 치핵은 배변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고 일상 중에는 큰 불편이 없는 반면, 치루는 지속적인 염증과 분비물, 통증이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듭니다. 때문에 증상만으로도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지만, 확진은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치핵과 치루의 치료법 비교

치핵과 치루는 치료 접근 자체가 다릅니다. 먼저 치핵은 초기라면 비수술 치료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도 초기 내치핵 판정을 받고 약물치료와 함께 좌욕, 식이섬유 섭취, 변비 예방 등을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치핵은 병기가 올라갈수록 수술이 필요할 수 있지만, 1~2단계 내치핵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치루는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입니다. 세균 감염으로 생긴 누공(고름 통로)은 절대로 약이나 자연 요법으로 낫지 않으며, 방치할 경우 만성 염증으로 발전해 항문 괄약근 기능까지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수술은 누공의 위치, 깊이, 괄약근 침범 여부에 따라 ‘치루절제술’, ‘세톤법’ 등으로 시행됩니다. 대개 입원 치료가 필요하고, 수술 후 회복기 동안 위생 관리와 좌욕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치루는 조기에 수술하지 않으면 누공이 여러 갈래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조속한 치료가 필수입니다. 제가 병원에서 들은 사례 중에는 방치된 치루가 직장암 초기 증상과 혼동되어 뒤늦게 큰 수술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절대 미루면 안 되는 질환입니다. 마지막으로 비용이나 회복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치핵 수술은 대부분 일상 복귀가 빠른 반면, 치루 수술은 회복 기간이 길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치핵과 치루는 모두 항문 주변에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발생 원인부터 증상, 치료까지 전혀 다른 질병입니다. 무턱대고 ‘치질’이라 치부하지 말고,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고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 경험처럼, 작다고 넘긴 증상이 실제로는 더 깊은 문제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평소의 생활 습관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 증상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