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시력을 조용히 갉아먹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제 어머니도 몇 년 전 녹내장 진단을 받으셨을 때, 가족 모두가 크게 놀랐습니다. 평소에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셨고, 안과 검진도 특별한 이상 소견 없이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갑자기 운전할 때 주변 시야가 답답하다는 말씀을 하셔서 정밀 검사를 받게 됐고, 결국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저는 녹내장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눈 건강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녹내장을 어떻게 관리해야 실명을 예방할 수 있는지, 그 핵심 팁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정기적인 검진,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하는 이유
녹내장이 가장 무서운 이유는 증상이 천천히, 그리고 눈치채지 못하게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어머니도 초기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셨고, 주변 시야가 약간 어색하다는 느낌도 시력이 나빠진 탓이라 생각하셨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시야 손실을 노화로 오해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내장은 주로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며, 이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결국 조기 발견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안압 수치만으로는 병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가족력이나 고혈압, 당뇨병, 고도근시가 있는 경우, 40세 이후라면 1년에 한 번 이상은 정밀 안과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시야검사, 시신경 두께 검사(OCT)는 조기 진단에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직접 겪고 나서야 인지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매년 검사 일정을 캘린더에 기록해 두고 빠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검진은 귀찮을 수 있지만, 실명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생각하면 반드시 챙겨야 할 습관입니다.
생활 습관이 만드는 안압의 변화, 알고 대처하기
많은 사람들이 안압이 높아지면 녹내장이 온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상 안압 녹내장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안압이 녹내장 발병과 진행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 안압은 생활 습관에 따라 큰 영향을 받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운동 습관이었습니다. 어머니도 진단 후, 매일 30분씩 산책을 하기로 하셨는데, 이 간단한 변화만으로도 몸과 눈 건강이 동시에 개선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스트레스 완화에도 효과적입니다. 단, 역도처럼 과한 무게를 드는 운동이나 머리를 아래로 숙이는 요가 자세 등은 오히려 안압을 높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카페인 섭취는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하루에 커피를 3~4잔 마시던 습관을 줄이면서 두통 빈도도 줄고 눈이 덜 피로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흡연을 반드시 피하는 것입니다. 흡연은 눈으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켜 시신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식습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비타민 A, E, C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 견과류, 생선 등은 눈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저는 매주 브로콜리, 시금치, 당근을 식단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어머니도 이에 맞춰 식습관을 함께 개선하셨습니다. 눈은 단지 한 기관이 아니라, 우리 일상 전체와 연결된 건강의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약물치료의 꾸준함이 실명 예방의 핵심
녹내장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아니라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는 병입니다. 어머니도 처음에는 “이 약을 얼마나 먹어야 하느냐”고 물으셨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평생 관리’라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이는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비슷한 접근이 필요한 질환이라는 의미입니다. 보통 녹내장 치료는 안압을 낮추는 안약부터 시작됩니다. 약물의 종류는 다양하며, 방수 생성 억제제, 배출 촉진제, 복합 약물 등 상황에 따라 다르게 처방됩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입니다. 증상이 없다고, 시야가 괜찮다고 약을 끊어버리는 순간 병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알람 앱을 통해 복약 알림을 설정하고, 약물 복용과 안약 점안 시간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병원에서 주는 녹내장 진단 기록표를 집 냉장고에 붙여두고 매달 체크하면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상 속 관리가 눈 건강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됩니다. 만약 약물 치료만으로 안압 조절이 어렵거나, 시야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라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 같은 최신 치료법도 개발되어 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수술을 받더라도 이후 관리는 여전히 필수입니다. 단 한 번의 수술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며, 의료진과의 꾸준한 소통이 중요합니다. 녹내장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시력을 갉아먹는 병입니다. 하지만 일찍 발견하고, 잘 관리하면 실명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사례처럼,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면 전 가족이 눈 건강에 신경 써야 합니다. 정기 검진, 생활 습관 개선, 꾸준한 약물 치료—이 세 가지가 바로 실명을 예방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오늘 하루만큼은 ‘내 눈은 건강한가’ 스스로 물어보시고, 안과 검진을 예약해 보시길 바랍니다. 눈은 한 번 잃으면 되찾을 수 없습니다.